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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의실천 EVERYDAY PRACTICE, 10주년 기념 전시 관람 후기 at MUSINSA TERRACE 홍대
    전시관람 후기 2023. 5. 6. 20:43

     

    일상의실천 10주년 기념 전시

    일상의실천은 권준호, 김경철, 김어진 디자이너가 2013년 설립한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다. 홈페이지에서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서 디자인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소규모 공동체'라고 일상의실천을 소개한다. 초기에는 비영리단체와 문화예술단체와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2022년에는 네이버의 브랜드 폰트 웹사이트, 나이키 월드컵 국가대표팀 공식 캠페인유니폼 패키지 디자인 등 기업과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2023년까지 10년의 작업을 아카이빙하고 기념하는 전시가 2023년 4월 7일(금)부터 5월 16일(화)까지 무신사 테라스 홍대에서 열린다. 초기 공지된 일정은 4월 30일(일)까지였으나, 전시 기간이 연장되었다. 아무래도 디자인 스튜디오의 전체 히스토리를 볼 수 있는 전시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드물고, 많은 관람객들이 보기에 1달이 되지 않는 전시기간은(특히 나와 같은 지방러에게는) 다소 짧지 않았을까 싶다. 다행히도 예정되어 있던 전시 종료일 하루 전에 서울을 방문할 기회가 있어 다녀올 수 있었다.
     

    • 일자 : 2023년 4월 7일(금) - 2023년 5월 16일(화)
    • 시간 : 11:00 - 21:00 (휴관일 없음)
    • 장소 : 무신사 테라스 홍대 (서울특별시 마포구 양화로 188, AK&홍대 17층)

    일상'과 '실천'이라는 소박해 보이지만, 사실은 무거운 책임감을 동반하는 두 단어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스튜디오의 이름은, 막연했던 이 다짐의 구체적 형태를 만들어나갈 원동력을 제공했다. 10년의 시간 동안 쌓인 다양한 형식실험 위에서 이제 우리는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디자인을 중심으로 뭉쳐진 공동체는 어떤 형태여야 하는가. 이번 전시 《일상의 실천>은 희망사항에 머무르던 다짐이 어떠한 형태로 구체적 실체를 갖게 되었는가에 대한 기록이다.

    전시 서문 중 일부 

     


    전시 구성과 동선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10년간의 아카이빙 기록이 한 시야에 들어왔다. 10년간의 작업물을 전시하기에 공간 규모가 부족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콤팩트하게 활용한 우측 벽과 벽을 따라 한 바퀴 돌아 자연스럽게 전시된 작업물을 모두 볼 수 있는, 그리고 마지막은 굿즈를 사고 포토존까지 이어지게 만드는 동선의 디자인조차 공간을 효율적으로 잘 활용했다고 느껴졌다.

    전시장 들어서기 전 반대편의 공간을 분리한 Wall에는 전시 서문이 국문과 영문으로 적혀있고 **전시를 기념하는 포스터 2종이 제일 먼저 보인다. 포스터는 10주년 기념 굿즈와 함께 구매할 수 있었다만 아쉽게도 배송이 불가해서 구매하지 않았다.
     
    **입구에 부착된 10주년 기념 전시 포스터 2종과 전시서문

    Instagram의 일상의실천 Everyday Practice님 : "일상의실천 10주년 기념 전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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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카이브 월(Wall)

    입구로 들어서면 보이는 우측 벽에는 포스터가 빈틈없이 빼곡하게 부착되어 있다. 참고로 **전시장의 작업물은 10년간의 모든 작품이 전시된 것은 아니고 3분의 1 정도 뿐만 있다만, 시간을 길게 들이지 않고서야 다 보기 어려울 정도로 작업물 양이 굉장히 방대했다. 대개 특정 예술가의 작품들을 보여줄 때는 그 예술가의 탄생부터 죽음까지의 타임라인에 따라 작품을 보여주거나 카테고리로 모아 보여주는 경우가 많으니까, 이 포스터들이 어떤 기준으로 배치되었는지 궁금했다. 스튜디오가 설립되고나서 현재까지의 순서대로 부착했다면 디자인 스타일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 볼 수 있었을까?
     
    **월간디자인 2023년 5월 호 인터뷰에서 언급한 전시 작업량

    Instagram의 일상의실천 Everyday Practice님 : "『월간디자인』 @monthlydesign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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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닥과 포스터 사이 사이에 아주 친절하게 작품을 웹에서도 볼 수 있는 작품설명 QR이 있었다.

    **QR로 이어지는 아카이브 월

    아카이브 월 — 일상의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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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연계 토크와 오프닝 공연

    방문했던 29일(토)에는 **일상의실천 김어진님이 진행하고 5팀의 디자인 스튜디오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전시연계 토크가 있던 날이었다. 인스타그램에서 미리 참여 신청을 받고 있었기에 당연히 못 들을 거라 생각했으나 공간이 오픈되어 있어서, 신청 없이도 토크를 들을 수 있었다. 공간이 별도 분리되지 않아서 전시를 보기에 집중이 어려웠고, 멀리서라도 들을 수 있다는 걸 알았다면 시간 맞춰서 갔을터라 매우 아쉬웠지만 짧게나마 '디자인 스튜디오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의견을 듣고 공감할 수 있는 경험을 들을 수 있어서 즐겁고 손톱만큼의 유대감을 느꼈다. 
     
     
    **전시연계 토크 3.「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사전 신청 디자인 스튜디오의 현재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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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 스튜디오 5곳은 오디너리 피플, 오혜진(OYE), 스팍스에디션, DDBBMM, 일상의실천

     
    **전시 첫 날에 열렸던 Opening Reception. 뮤지션은 만동장석훈. 2022년 만동의 두 번째 앨범 CD패키지를 디자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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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린트 라이브러리

    손으로 만져보고 직접 볼 수 있는 책들과 리플렛 결과물을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잡지, 도록, 출간 에세이집 등의 많은 결과물들을 하나의 작품처럼 캡션과 설명이 표시되어 있다. 작업자(디자이너)는 누구인지, 작업연도, 클라이언트, 도움을 준 사람, 그리고 제작한 내용은 무엇이며 어떻게 표현했는지 등 작업자의 시각으로 설명이 자세히 적혀있다. 너무 많아서 모든 설명을 읽어보지 못해 아쉽다. 방문했을 때는 전시연계 토크 장소에 의자를 사용하고 있어서 서서 보았지만, 프로그램이 없을 때는 편히 앉아서 볼 수 있다. 
     
    **프린트 라이브러리는 제가 임의로 붙인 이름입니다.

    하나의 테이블에는 책을 제외한 리플릿, 달력, 엽서 등의 프린트물이 모여져 있다.

     


    웹사이트 아카이브

    중앙에는 선별된 웹사이트를 볼 수 있는 PC가 5대 놓여져 있다. 5대 별로 볼 수 있는 웹사이트가 다르고 8개씩 큐레이션 되어 있다. 일상의실천 홈페이지에 아카이빙된 포트폴리오와는 별개로 만들어진 사이트처럼 보였다. 인터렉션이 새롭거나 마우스를 움직임에 따라 모션이 크게 보여지는 사이트가 많았다. 


    **함께 갔던 친구는 트랙패드 사용이 불편해서 웹사이트를 구경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상의실천 홈페이지는 10주년 전시를 기념하여 새로 리뉴얼 오픈되었고 10년간의 모든 작업물을 볼 수 있다.
     

    일상의실천

    일상의실천은 권준호, 김경철, 김어진이 운영하는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입니다. 일상의실천은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서 디자인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며, 또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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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치 디자인

    입구 기준 좌측 벽면과 입구 월의 반대편에는 몇 가지 설치물과 규모가 큰 DID가 있다. 2022년 문화역서울248에서 진행된 길몸삶터에서 일상의실천이 큐레이션한 전시를 봤으나 실제 그들의 설치물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가 보고 싶었던 타이포잔치에 전시된 감정조명기구까지 있었는데 아쉽게도 토크 공간과 겹쳐서 해보지 못했다. 
     


    10주년 기념 굿즈(일상의 물건)와 에세이, 도록

    10주년 기념 굿즈는 '일상의 물건'이라는 컨셉으로 만들어졌다. 노트, 떡메모지, 덕테잎, 포스터, 양초가 있고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도록 몇 가지의 종류가 있다. 양초는 굿즈로 만들어진 경우를 많이 보지 못해 구입하려 했으나 역시나 품절. 다른 굿즈들도 지갑을 거덜나게 만들 수 있었지만.. 무언가를 쓰는(write) 실천보다 읽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 에세이와 도록을 구입했다. 
     


    에세이는 '매일의 디자인으로 실천하려는 한 디자이너의 일상'을 담은 권준호 디자이너님의 책이다. 전시에서 보았던 생각과 아이디어를 하는 사람의 일상과 실천은 어떨까 궁금했다. 책의 뒷면에는 아래의 글이 적혀져 있는데, '디자이너의 글쓰기'에 대해 읽어보고 싶기도 했다. 요즘 디자인 언어의 이해와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부족해서 애프터모멘트의 '심플하지만 화려하게 해주세요'라는 책을 읽고 있다. 시각적으로 잘 표현해내야 하는 디자인이 힘을 가지려면 클라이언트를 설득할 수 있는 개념, 말, 그리고 글의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 디자인의 힘을 단단하게 키워줄 수 있는 도움서가 되었으면 좋겠다.

    디자이너로 산다는 것은 관찰하며 살아가는 삶이다. (중략) 디자이너의 일상이란 미디어에서 그리는 것처럼 세련되거나 쿨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가능한 한 솔직한 언어와 정직한 표현으로 말하고 싶었다. 글을 쓰는 행위는 디자인의 결과물처럼 대놓고 보여주기는 겸연쩍지만, 그래도 누군가가 봐주었으면 하는 모순된 욕망에 의지하고 있다. 그 모음을 세상에 드러내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디자이너의 글쓰기 중에서, 권준호


    도록은 전시장에 있는 모든 결과물을 제대로 다 읽어보지 못해 아쉽고 10년간의 기록을 어떻게 담아냈을지 궁금해서 샀었는데, 단지 제작물을 담아둔 책이 아니라 작업 구성원들의 생각이 아래의 4가지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 작업과 생각 : 협업자와 클라이언트의 소회를 담았다.
    • 비평 : 작업과 활동을 다양한 시각으로 논의한다.
    • 일상, 사람, 기억 : 스튜디오를 거쳐간 사람들의 기억과 감정을 담았다.
    • 대담 : 디자인을 향한 관점과 태도를 과거와 현재의 목소리로 전한다.

     


    프로젝트와 클라이언트를 ‘일'로서만 받아들이지 않는 이 스튜디오의 마인드와 표현 방법들이 참 멋지다. 언젠가 20주년이 되어서도 전시를 볼 수 있으면 좋겠고, 앞으로 많은 영감과 접점이 닿을 수 있으면 좋겠다. 정말 멋진 디자인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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